날이 갑자기 많이 추워졌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따뜻한 이상기온을 경험하며 “이게 정말 겨울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오늘의 싸늘한 바람은 계절의 변화를 한순간에 실감나게 만들었다.
지구의 기후 변화로 인해 날이 갈수록 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예전과는 다른 기후 패턴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겨울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음식들이 있다.
그 음식들은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다.
우리에게 따뜻한 추억과 포근함을 함께 선사해주는 존재다.
겨울하면 떠오르는 길거리 음식들
추운 날씨가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학교 앞 포장마차에서 먹던 떡볶이와 오뎅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또 가장 자주 해먹는 음식. 꾸덕꾸덕한 소스에 떡볶이와 오뎅, 대파를 버무려 먹으면 정말 꿀 맛이다.
(국물떡볶이를 싫어 하는건 아니지만, 난 꾸덕한 떡볶이가 더 좋다.)
빨간 양념이 듬뿍 묻은 떡볶이와 오뎅 국물의 뜨끈함은 추운 날씨에 손을 녹이며 먹던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오뎅 국물의 감칠맛과 따뜻함은 입안에서 퍼지며 온몸을 녹여준다.
포장마차 앞에서 친구들과 나누었던 대화와 웃음소리는 떡볶이 한 접시와 함께 더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길거리 음식 중 겨울의 진수는 드럼통에 장작을 넣어 구워내는 군고구마다.
금방 구운 군고구마를 반으로 갈라 뜨거운 김을 맞으며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하고 부드러운 속살이 입안에서 퍼진다.
만약 군고구마를 집에 포장해 왔다면, 동치미나 김치와 함께 먹어야 한다. 이건 국룰이다.
그 온기와 달콤함은 추운 날씨를 잠시 잊게 해준다.
군밤 역시 겨울의 대표적인 간식이다.
연탄불이나 숯불 위에서 구워진 군밤은 겉은 탄 듯하지만, 속은 따뜻하고 고소하다.
밤의 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매력적이라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다.
어릴적에 시골에 가면 증조할머니가 방안에 있는 화로에 구워 주시던 군밤은 잊을 수가 없다.
옛 추억을 소환하는 호빵과 호떡
호빵과 호떡은 겨울을 대표하는 간식으로, 추운 날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은 누구에게나 행복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호빵은 특유의 푹신하고 촉촉한 빵 속에 단팥이 들어있어,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한 팥이 흘러나와 온몸을 녹여주는 기분이 든다.
어릴때는 동네 가게에 항상 빨간통에서 호빵을 하나씩 꺼내어 팔았다.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가끔 편의점에 보이기도 한다.
호떡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하고 끈적한 설탕 시럽이 가득하다.
어린 시절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동전 몇 개를 들고 사 먹던 호떡의 맛은 여전히 잊지 못할 추억이다.
하나하나 까먹는 재미가 있는 귤과 유자차
겨울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과일이 있다. 바로 귤이다.
겨울철이면 박스로 사다 놓고 손톱이 노랗게 변할 때까지 까먹고 또 까먹었던 귤. 그 달콤하고 상큼한 맛은 겨울의 정취를 더해준다.
특히 가족들이 함께 한 이불 아래 모여앉아 이불 위에서 까먹던 귤은 그 자체로 작은 축제였다.
때로는 남은 귤껍질을 던지며 장난을 치거나, 귤 껍질을 짜내기도 하고, 귤을 저글링하며 가족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귤 한 개 한 개를 까먹는 그 소소한 재미와 손끝에 느껴지는 시원한 감촉은 어렸을 때의 따뜻한 겨울밤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감기 기운이 있어 몸이 으슬으슬 춥거나 코가 막히기 시작할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음료가 있다. 바로 유자차다.
꿀을 한 스푼 더 넣어 진하게 탄 유자차는 따뜻함과 상큼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음료로, 감기 예방과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데 제격이다.
유자차 한 모금에 퍼지는 달콤하고 진한 향은 마치 겨울철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위로 같다.
겨울철 별미, 과메기와 꼬막 비빔
겨울 하면 빠질 수 없는 별미 중 하나는 과메기다.
주로 청어나 꽁치를 건조시켜 만드는 과메기는 추운 겨울이 되어야만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다.
잘 만든 과메기는 비리지 않으며, 오히려 쫄깃한 식감과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있어 입맛을 돋운다.
특히 상추나 김에 싸서 마늘, 고추, 초장(또는 쌈장)을 넣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요즘은 과메기를 잘하는 집을 찾아내기 위해 온라인으로도 많은 수소문을 하고 있다.
과메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꼭 신선한 곳에서 주문해보길 추천한다.
좋은 곳에서 구매한 과메기는 비린 맛 없이 오히려 감칠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꼬막 비빔도 겨울철 별미로 손꼽힌다.
꼬막을 삶아 고추장, 참기름, 깨소금 등과 함께 비벼 먹는 꼬막 비빔은 식감과 맛이 일품이다.
꼬막은 적당히 씹히면서도 탱탱한 식감이 좋아, 한입 먹을 때마다 그 풍부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꼬막 비빔은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잘 어울린다.
코스O코에서 꼬막비빔밥을 판다는 소문을 들었다. 코스O코에서 꼭 사먹어야 할 음식중에 하나라는 꼬막비빔밥.
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사람들이 짚어 간다더니, 내가 갔을때는 항상 진열장이 비어있더라...
추억과 현재를 잇는 음식의 힘
날이 추워지면 떠오르는 이런 음식들은 단순한 먹거리 그 이상이다.
그들은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현재의 추위를 잊게 해주는 따뜻함을 준다.
특히 최근에는 어머니께서 과메기를 굉장히 좋아하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과메기 맛집을 찾기 위해 동네 커뮤니티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여러 군데를 알아보기도 했다.
음식을 함께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는 가족 간의 관계를 더욱 깊고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내일은 맛집으로 알려진 곳에 전화를 걸어 과메기를 주문해볼 계획이다.
기대되는 마음으로 음식을 기다리며, 추운 겨울날 음식이 주는 위로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날씨는 차가워졌지만, 따뜻한 음식과 그 안에 담긴 기억은 우리의 마음을 한층 더 포근하게 감싸준다.
겨울은 우리에게 추위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따뜻한 음식을 통해 잊고 있던 감정과 추억을 되살리게 해준다.
올겨울도 따뜻한 음식들과 함께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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