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올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벌써 여기저기서 송년회 날짜를 잡자는 연락이 온다.
내 가냘픈 인간관계에서도 연말 모임에 대한 연락이 오기는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드는 생각.
“또 한 해가 갔구나. 또 한 살을 먹는구나.”
한 해를 돌아보며
한 해가 끝날 무렵, 늘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난 올해 도대체 뭘 했던 걸까?”
막상 떠올려 보면 이룬 것 하나 없이 시간만 흘러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도 무언가 이룬 게 있을 텐데…
다만 기억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한 것일까?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볼 때, 메모와 기록이 부족했던 것이 아쉬워진다.
이럴 때 꺼내 볼 수 있도록, 기록을 잘 해두는 습관을 길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메모와 기록의 중요성
사실 나는 메모를 잘 하지 못한다.
무언가를 적어 놓는다 해도 정리하지 못해서 금세 잃어버리기 일쑤다.
메모는 커녕, 애써 적은 내용을 다시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한때 체계적인 기록 정리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을 시도해 보기도 전에 대부분 “이건 나랑 안 맞아”라며 포기했던 것 같다.
이제는 방법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일단 해보는 수밖에 없다.
메모란 결국 남겨두기 위한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남겨두기만 하면 언젠가 쓸모가 있을 것이다.
생각난 김에
기록 이야기를 하다 보니 떠오른 것이 있다.
요즘 어항 청소를 좀 효율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간단한 집 똥기(어항 바닥청소 도구)를 만들어볼까 한다.
집에 놀고 있는 수중 모터가 하나 있는데, 그것으로 간단하게 만들어보려 한다.
일단 구상은 되어 있지만, 인터넷에서 다른 아이디어를 더 찾아봐야겠다.
간단히 만들 수 있겠지?
이번 주말의 계획
주말이 다가오니,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해주고 싶다.
이번 주말 메뉴는 오징어 볶음과 진미채 볶음으로 정했다.
오징어, 진간장, 미림은 미리 사둬야 하고, 대파와 양파도 준비해야겠다.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니까.
그리고 문득 생각난 메뉴가 하나 더 있다.
잔치국수.
계란 지단 만드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 한 번 해볼까?
아니면 지단은 생략하고 간단히 만들어볼까?
요리는 할 줄 모르면서 고민만 많다.
잡생각을 적어보니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내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생각이 얽혀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
사소한 것들이지만, 막상 글로 풀어보니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다.
‘메모’라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완벽하지 않아도, 정리되지 않아도 좋으니 일단 적어두는 것.
그렇게 하나씩 꺼내어 보며 스스로를 정리하는 것.
그게 기록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넋두리를 적다 보니, 다음 주도 금세 찾아오겠지.
그리고 그렇게 또 몇 자가 지나면 새해가 오겠고.
한 해의 끝과 새로운 시작이 이어지는 이 시점,
나는 오늘도 이렇게 사소한 잡생각들을 풀어내며 또 하루를 정리한다.
결국 삶이란 크고 거창한 것보다는, 이런 사소한 일상의 조각들로 채워지는 것이 아닐까.
조각조각 쌓여가는 오늘의 넋두리 속에서 나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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