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프로그래머다' 라는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
2015년에 시작한 팟캐스트라 지금은 방송이 끝나 많이 아쉽다.
(하지만 난 아직 들어야 할 내용이 많이 남아 있다.)
'나는 프로그래머다.(이하 '나프다')를 듣다 보면
지난 10년동안 내가 무엇을 했는지 한숨이 나온다.
난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우물안 올챙이도 안될거 같다.
'나프다'가 좋았던건 내가 몰랐던 다른 개발자들에 대한 이야기와
IT 업계의 전반적인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
IT 업계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SI 부분에 대해서는 더 하다.
SI 업계는 노가다에 버금가는 3D 업종이 되어 버렸다.
개발자는 하나의 부품과 같이 취급된다.
방송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업계 전반에 만연한 일이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듣한 분위기 이다.
방송 진행자와 참여한 게스트들이 겪어 보지 않았거나,
잠시 스쳐가듯 경험한 이야기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그걸것이 이 방송의 진행자와 게스트 들은 업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람'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일한 'H회사'에서는
대기업의 '을' 이면서도 중소기업만도 못하게 일했고, 그런 대우를 받았다.
'갑'이 일을 주면 우리는 그 업무를 받아 '병'에게 맡긴다.
그냥 맡기지 않는다.
부서에 관련 업무 담당자를 배정해서
현재의 업무와 새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하도록 맡기는 것이다.
원래 일이 1 이었다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나 1+1 이 되는 것이다.
방송 몇 회차 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기업 '을'은 자금 여력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병'에게 잔금을 준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일했던 'H' 회사는 그렇지 않다.
'갑'이 돈을 지급해야만 '병'에게 돈을 지급했다.
돈을 지급하는 날도 지정이 되어 있어 받는 다고 바로 주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돈을 매달 15일에 지급을 하는데 '갑' 에게 15일날 돈을 받으면
그 다음달 15일날 돈을 지급한다.
'병'의 입장에서 보면 두달 후 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갑'이 돈을 주지 않으면 '병'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법에서 지정한 '하도급법'에 의해 3달 후에는 무조건 주긴 줘야 한다.
어쨌든 '병'은 3달 후에 돈을 받네? 라고 생각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와 같이 일했던 '병' 들은 대부분 굉장히 규모가 작은 영세 SI 업체였다.
한달 임금이 밀리면 '병'의 사장님은 은행과 2금융권을 돌며 한달, 두달 쓸 자금을 구해야 했다.
이렇게 되면 '어쨌든' 돈을 받게 되겠지만, 제때 돈을 받지 못해 대출받아야 했던 만큼의 이자를 날리는 셈이다.
회사를 그만둔지 거의 1년이 되어 간다.
하지만 고작 1년이 지났을 뿐, 아직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거라고 확신 할 수 있다.
대전의 어느 업체 사장님의 종로 까지 찾아와 도대체 언제 돈을 받을 수 있을지
꼭 좀 부탁 한다고 간곡히 말씀하시던 일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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