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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아침 글쓰기 챌린지 100

아침 글쓰기 챌린지 #016

by 똘똘이박사 2023. 8. 16.

내 기억에 우리집에 가장 오래된 기억은 유치원 시절이다.

2층 짜리 주택 이었는데, 1층은 칸을 나눠 2 집이 살고 있었고 반지하 방이 1집 있었다. 2층은 주인집이 살았다.

우리가 살던 집은 1층에 전세를 살았었는데 집 구조가 조금 특이하다. 방은 1개와 마루 1개, 화장실이 1개 있었는데 원래 마루가 없던 곳에 마루를 만든 것이다. 마치 시골의 마루 처럼 허벅지 높이 까지 마루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합판을 여러 겹 깔아 놓았다. 그래서 여름에는 지낼 만 했지만 겨울에는 난로 없이는 감히 마루에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와 동생은 한 겨울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마루로 나갔다. 마루에 게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주택은 마당이 있었는데 마당 대부분이 큰 화단이 차지하고 있었다.

화단에는 큰 나무 몇 그루와 온갖 꽃들이 심어져 있었고, 화단의 경계는 적벽돌을 기울여 포게 놓은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아침이면 화단의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림자와 햇살이 창문에 그림을 그려주었다. 참새를 잡겠다며, 소쿠리와 쌀 몇 알을 화단 가운데 놓고 트랩을 만들어 며칠을 있었던 적도 있었다. 아직 도시가스가 들어오기 전 이라 연탄으로 난방을 했었는데 연탄 아궁이가 마당쪽에 있었다. 연탄 아궁이의 뚜껑은 커다란 물통과 연결되어 있어서 아궁이에서 데워진 물을 담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이런 기억들이 너무 좋아 어른이 되면 반드시 마당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손으로 설계한 우리집.

그래서 최초 진로도 건축을 택했었다. (지금은 다른 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집에 대한 관심은 지금도 변함없다. 현재 살고 있는 집 근처의 주택들을 보러 다니는게 즐겁고, 집 내부를 상상해 보는 것이 재미 있다. 나도 언젠가 저런 집에 살 것을 꿈꾸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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