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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글쓰기 챌린지 #078 : 상실감

블로그/아침 글쓰기 챌린지 100

by 똘똘이박사 2023. 10. 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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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감

 

아이들은 자신이 생각하던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큰 충격을 받는다. 심지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한다.

예를 들어 귀여운 곰 인형과 캐릭터만 보아오던 아이가 동물원에가서 실제 곰을 대면했을때 받는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자신이 알고 있던 귀여운 곰을 만날 생각에 행복해 하던 아이는 진짜 곰을 만났을때 그대로 얼어 붙고 만다. 현실을 부정한다. 

어른이라고 아이들과 다를까? 어른도 똑같다.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보다 더한 상실감을 느끼고 괴로워 한다. 아이들은 몇일 울고 불고 하다가 툭 털고 일어나 현실을 받아들인다. '회복탄력성' 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어른은 여러 사회 경험을 거치면서 회복탄력성이 떨어져 있다.

어른들의 무너진 이상은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다. 어른들에게 이상은 삶의 목표이고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과 같다. 바라는 이상을 위해 꿈을 위해 괴로운 삶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어떻게든 살아간다. 따라서 이상이 무너졌을때 반발이 심한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6-70년대 경제 활동을 한 당시 2-50대 어른들에게 박정희는 신이고,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최고의 인물이다. 전두환은 광주시민을 학살할 살인마 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낸 어른들에게 그는 이상 그 자체 였다. 그런 그들에게 박정희의 잘못과 전두환이 치부를 들이밀어 봤자 반발만 살 뿐이다. 그 시대 경제 발전은 당신들이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지 그들 때문이 아니다. 하지만 그시대의 어른들 대부분은 박정희시대가 더 살기 좋은 시대라고 말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그때 그들이 열심히 일하고 목표했던 것들이 부정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부정당하면 자신들이 살아온 삶 자체가 부정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너진 이상을 받아 들이고 힘겹게 다시 삶으로 돌아온 사람은 무엇인가 다른다. 이전과 많이 변해있다.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는 느낌. 빈 껍데기 같은 느낌. 살아야 하기에 살고는 있지만 목표도 의지도 예전만 못하다.

이루어야 할 목표도 이상도 없기에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삶이 공허 할 뿐이다.

마치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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