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요즘 우리 집 아이들은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다닌다.
아주 흥겹게, 춤까지 섞어가며 온 집안을 누빈다.
그래서 물어봤다.
"그 노래 무슨 내용인지 알고 있어?"
아이들은 당연하다는 듯 답한다.
"아니!"
그리고는 또다시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논다.
확실히 '나는 반딧불'은 멜로디가 단순하고 따라 부르기 쉽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노래의 가사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신날만한 내용은 아니다.
노래는 말한다.
나는 특별한 존재라고 믿어왔지만, 현실은 보잘것없었다고.
꿈은 컸지만 결국 그 꿈은 멀리 달아나 버렸고,
남은 건 작디작은 존재감 하나뿐이라는 쓸쓸한 고백.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빛이라도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기를 바란다는,
애틋한 자기 위로를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괜히 울컥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목이 메인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신나게 부른다.
가사의 의미 같은 건 모른 채.
어쩌면 몰라서 더 행복하게 부를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노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은 선정적인 안무와 가사로 논란이 되는 아이돌 노래도 아무렇지 않게 따라 한다.
심지어, 일본어 가사나 일본 문화 요소들도 뜻도 모른 채 따라하고 소비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흉내 내며 놀이하듯 행동하는 것도 일상이다.
나는 일본 문화 자체를 받아들이는 걸 부정하고 싶은 건 아니다.
어릴 때 나도 일본 만화와 게임, 애니메이션 '광'있었으니까.
하지만 아이들이 지금 입에 담는 말과 몸으로 표현하는 행동,
그게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조금이라도 알고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좋은 노래도, 멋진 춤도, 귀여운 캐릭터도 모두 괜찮다.
다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블로그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은 어린이날 (1) | 2025.05.05 |
---|---|
[에세이] 절벽에 매달려 (0) | 2025.04.27 |
빗소리, 개구리 소리 (0) | 2025.04.22 |
차도 점검, 나도 점검 (0) | 2025.04.21 |
아침 산책 (0) | 2025.04.19 |
- Total
- Today
- Yesterday
- 스프링
- 개발팁
- 한빛미디어
- android studio
- bootstrap
- php mvc
- 리눅스
- openjdk
- Raspberry pi3
- Javascript
- IntelliJ
- 라즈베리파이3
- Spring 게시판
- 티스토리챌린지
- 아침 글쓰기 챌린지
- 도서
- 아침글쓰기
- 게시판
- java
- 아침 글쓰기
-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 Linux
- MAC OS STS Spring
- Did you know
- spring
- 글쓰기
- Tip of the day
- 오블완
- spring board
- 회고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