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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을 위해 뭔가 특별한 걸 해주고 싶은데, 막상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멍하니 벽에 걸린 아이들 그림만 보고 앉아 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 예보가 있었지만, 아직 비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생각해 보니 작년 어린이날에도 비가 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올해도 또 비가 오네.
이쯤 되면 하늘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비 오는 날엔 집에서 가족끼리 더 붙어 있으라'는 무언의 신호처럼.
어제 밤, 잠자리에 눕자마자 아내가 말했다.
"어린이날 행사 많이 하니까 애들 데리고 어디라도 나가봐."
그 말을 듣고서야, 아차 싶었다.
‘그래, 행사라는 게 있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요즘 정신없이 일만 하다 보니 내 머릿속에서 어린이날은 그저 '아이들에게 선물 사주는 날'로만 각인되어 있었던 것 같다.
난 역시 아직도 어설픈 아빠인가 보다.
아침에 아이들이 눈을 뜨자마자 찾아 헤매는 건 택배 상자다.
"아빠, 내 선물 왔어?"
작은 아이 선물은 도착했는데, 큰 아이 선물은 아직 배송 중이다.
이럴 땐 참 마음이 조급해진다.
선물은 이미 사뒀고, 준비한 마음도 진심인데, 전달되는 타이밍 하나로 아이 마음을 실망시키는 건 아닐까 불안하다.
게다가 내일은 큰 아이 생일이다.
어린이날 선물에 생일 선물까지 겹치다 보니, 항상 어린이날에는 선물이 두 개.
가뜩이나 빈약한 지갑이 부서질듯 하다.
비가 오고, 나갈 수 없고, 준비는 어정쩡하고,
이럴 땐 괜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좋은 아빠인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확실한데, 그 사랑을 보여주는 방법이 아직도 서툰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자책만 할 필요는 없겠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아마도 ‘같이 있어주는 것’ 아닐까.
준비 못한 어린이날 외출 대신, 집에서 떡볶이도 같이 해먹고, 재미있는 TV프로라도 보자고.
'이런 순간이 쌓여 아이들이 기억하는 ‘행복한 어린이날’이 되는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 위안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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